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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ME BY YOUR NAME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줄거리, 배경과 설정, 영화, 총평

by charlottemj 2026. 10. 5.

『CALL ME BY YOUR NAME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작가 안드레 애치먼이 2007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이탈리아의 어느 해안 마을에서 보낸 한 여름을 배경으로, 열일곱 소년이 처음으로 마주한 강렬한 사랑과 그 사랑이 남긴 흔적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사건 중심의 소설이라기보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작품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은 빠르게 읽히기보다 천천히 음미하며 읽을 때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줄거리

 

 이야기는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북부 해안가의 별장에서 시작된다. 화자인 엘리오는 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조숙한 소년으로,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함께 매년 여름을 이곳에서 보낸다. 그해 여름에도 아버지의 연구를 돕기 위해 미국에서 스물네 살의 대학원생 올리버가 찾아와 한 집에서 지내게 된다. 자신감 넘치고 거침없는 올리버는 처음에는 엘리오에게 낯설고 때로는 불편한 존재였다.
그러나 햇살 가득한 정원,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마을 길, 함께 나누는 식사와 대화 속에서 엘리오의 마음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끌림과 두려움,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불안이 한 계절 내내 그를 사로잡는다. 오랜 망설임 끝에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짧지만 뜨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다. 제목처럼 서로를 상대의 이름으로 부르는 장면은 두 사람이 하나로 이어졌다고 느끼는 순간을 상징한다. 하지만 여름은 영원할 수 없고, 올리버가 떠날 날이 다가오면서 이야기는 아련한 이별로 향한다. 이후 수십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여름은 엘리오의 삶에서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는다.

 

배경과 설정

 

 이 작품에서 배경은 단순한 무대 이상의 역할을 한다. 1980년대 초반 이탈리아 북부의 한적한 해안 마을은 눈부신 햇살과 느릿한 시간으로 가득하다. 복숭아와 살구가 익어 가는 정원, 오후의 낮잠, 저녁이면 이어지는 식탁의 대화는 두 사람의 감정이 자라나기에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동시에 당시는 동성 간의 사랑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쉽지 않던 시대였기에, 두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숨기며 서로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엘리오의 가정은 여러 언어와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지적이고 열린 분위기로 그려진다. 클래식 음악을 편곡하고, 고대 조각과 문학을 이야기하는 장면들은 인물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 주는 요소이다. 특히 이 작품은 현재의 시점이 아닌 훗날 지난날을 돌아보는 기억의 형식으로 쓰여 있어, 문장마다 그리움과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다.

 

영화화 정보

 

『CALL ME BY YOUR NAME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2017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엘리오 역은 티모테 샬라메가, 올리버 역은 아미 해머가 맡았으며, 엘리오의 아버지 역은 마이클 스털바그가 연기하였다. 영화는 이탈리아 북부의 풍광과 절제된 연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제임스 아이보리가 각색한 각본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하였고,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원작에서 엘리오의 내면 독백으로 전달되던 감정을 영화는 시선과 침묵, 음악으로 풀어낸다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아버지가 아들에게 건네는 대사는 영화와 원작 모두에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으로 꼽힌다. 저는 영화를 먼저 보고 영화에 깊은 감명을 받고 책을 읽었는데 원작을 읽은 뒤 영화를 보거나, 그 반대의 순서로 감상하며 두 작품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총평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첫사랑의 감정을 놀라울 만큼 정직하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의 사소한 말투와 몸짓 하나에도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고, 확신과 의심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작가는 이러한 마음의 파동을 길고 섬세한 문장으로 따라가며, 독자가 어느새 엘리오의 시선으로 그 여름을 살아가게 만든다. 읽는 동안에는 설렘과 초조함이,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먹먹한 그리움이 차례로 찾아온다. 이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첫사랑의 감정과 맞닿아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 작품은 특정한 사랑의 형태를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의 보편성을 이야기한다. 두 사람이 남성이라는 사실은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배경이지만, 작품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누군가를 온 마음으로 원하고,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끝내 떠나보내는 과정이다. 그래서 성별이나 시대를 넘어 많은 독자가 자신의 지난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사랑이 끝난 뒤에도 그 기억이 삶의 일부로 남는다는 사실을, 이 작품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전한다.
작품의 후반부에 놓인 아버지의 대화는 특히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아픔을 서둘러 지우려 하지 말고, 느꼈던 감정을 끝까지 간직하라는 조언은 사랑뿐 아니라 삶 전반에 대한 통찰로 읽힌다. 상처를 피하기 위해 마음을 무디게 만들기보다, 아프더라도 온전히 느끼는 쪽이 더 값진 삶이라는 메시지는 읽는 이에게 오래도록 질문을 남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이런 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도 이 작품이 지닌 따뜻한 부분이다.
문체와 분위기 면에서도 이 책은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사건이 빠르게 전개되지 않고 감정과 기억, 사색이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호흡이 느리다고 느끼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느림이 여름날의 나른한 공기와 사랑의 떨림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힘이 된다. 서두르지 않고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며 읽는다면 책 속의 햇살과 바람이 어느새 곁에 머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CALL ME BY YOUR NAME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한 계절의 사랑을 통해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고, 무엇을 간직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잊고 지낸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 독자, 화려한 사건보다 섬세한 감정의 결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책을 덮고 난 뒤 오랫동안 여름의 한 장면이 마음에 남는다면, 그것이 이 작품이 지닌 가장 큰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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